이코노미와 경세제민(22/3/19 토)

 (청년을 위한 경제이야기)


이코노미와 경세제민(22/3/19 토)


  • •동양과 서양, 그 머나먼 거리


동양에서는 경세제민(經世濟民), 경국제민(經國齊民)을 줄여 경제라고 합니다. 세상 물정을 다스려 백성을 살린다는 뜻이지요.


영어로는 이코노미(Economy)라고 하는데요, 어원을 찾아보면 집+운영규칙(살림)을 말합니다.


같은 말 같지만, 같지 않지요. 


동양에서는 백성의 삶을 기준으로 지도자(정치세력)의 역할을 뜻하는 말이었고, 서양에서는 개인이 자산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말이었습니다. 


경제를 보는 관점 자체가 동양과 서양이 서로 달랐음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 •정말 개인의 능력탓일까?


지금 우리나라도 경제는 개인의 문제라는 주장이 지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능력이 없어서 투자를 못하고, 남들 돈 불릴때 직장 생활만 했으니 가난은 네 탓’이라는.


‘그때 저것을 샀어야 하는데, 팔았어야 하는데… 다음번엔 잘 할 수 있어!!’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이 ‘내 능력’이 부족해 손실을 본 것으로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실제로 인간 세상이 그런가요. 

남들은 빚 내서 부동산, 주식으로 큰 돈을 벌었다는데 열심히 일만하다가 집 한뼘 못 늘리고 가난해지는 것이 정말 당신이 잘못한 탓인가요?


이러한 주장은 개인의 능력을 중시하는 것 같지만, 능력이 없으면 굶어도 어쩔 수 없다는 전형적인 약육강식의 논리로 귀결됩니다. 결국 강자의 논리, 약자 개인을 무시하는 정책으로 전개되기 마련입니다.


지금 우리사회가 보여주는 모습이 딱 그렇지요. 


  •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미디어에 나오는 지식인들은 ‘인간은 원래 이기적이고, 본능은 짐승과 다를바 없다’라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자연스런 인간 사회의 모습과는 많이 다릅니다. 

상위 1% 계층의 돈벌이를 옹호하는 반사회적인 주장일 뿐이지요. 이런 논리하에서 국민 99%는 살림살이가 나아지기는 커녕 개돼지를 벗어날 수 없을테니까요.


이제 나와 가족의 삶을 위해 경제에 대한 정의 자체를 고민해보는 것도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다음 꼭지에는 개인투자자는 정말 주식으로 돈을 벌었는지, 저들이 알려주지 않는 경제의 속살이 또 뭐가 있을지 알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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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과 서양을 나누는 기준


유럽인들에겐 오랫동안 지중해가 세계의 대부분이었고, 지중해를 기준으로 동쪽(얼마나 큰지도 모르고!)을 오리엔트(동양)라고 칭했습니다. 




1600년대가 되어서 지중해를 벗어난 그들은 다른 대륙을 점령해 식민지로 만들기 시작합니다. (백인은 우월한 능력을 가진 존재이고 흑인/황인은 열등한 존재라는 우생학과 종교이론으로 식민지를 합리화했습니다.)


식민지를 통해 그들의 영향력이 현대사회 이론을 지배하게 되면서 지금도 지중해를 기준으로 동양과 서양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라비아 반도는 중동 中東이라는 이상한 이름을 붙이게 되었지요)


  • 생각에 도움이 되는 책

- 서양 근대화와 동양의 관계는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

- 개인이 행복한 사회에 대해서는 "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

- 사람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선량한 차별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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