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삶이 담겨있는 풍물놀이

 우리 민족의 삶이 담겨있는 풍물놀이





<제목 차례>


잠깐, 풍물을 치기 전에 3

풍물을 치면 신바람이 납니다. 4

풍물과 악기에 대해 알아봅시다. 6

1. 풍물의 지역적 분류 6

2. 풍물 악기 7

3. 풍물의 기원 8

4. 풍물의 여러 이름 9

5. 풍물의 특징 11

풍물의 역사 12

진풀이란 무엇인가? 14

1. 풍물은 발뒤꿈치로 치는 것이여... 14

2. 오랑캐가 물 건너 쳐들어온다? 14

3. 진풀이 실습 15

풍물 가락보 18


잠깐, 풍물을 치기 전에

- 풍물을 치는 자세


풍물 치는 사람의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의 성격이 평상시 행동에 드러나기 때문이지요.


①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돌파하려는 자세

풍물을 치다보면 어깨가 아프고 손가락 껍질이 벗겨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팔을 내리고 남 하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하는 때도 있습니다. 살아가며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굴하거나 포기하고 돌아가는 사람입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돌파해 나가는 사람은 풍물을 칠 때도 힘들고 잘 안되어도 끝까지 열심히 칩니다.


② 다른 사람에게 맞추고 늘 배려하는 자세

가끔 어떤 사람들은 혼자 빨리치거나 다른 가락을 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잘난 척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 개인주의입니다. 자신이 좀 잘 치더라도 못 치는 동료를 위해주고 항상 다 함께 맞추려는 모습, 이것이 진정 풍물을 치는 본모습이 아닐까요?



풍물을 치면 신바람이 납니다.

- 풍물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이 통일과 단결의 정신입니다.


풍물이란 보통 농악 또는 사물이라고 알려진 것으로 쇠, 징, 장고, 북 등의 4 악기를 주로 치면서, 소고를 들고 춤을 추거나 가면을 쓴 잡색들에 의한 가장행렬 또는 극적인 구성까지 모두 포함하는 것입니다. 이는 극, 놀이, 춤, 음악 등이 한데 어우러지는 총체적 종합 연희임과 동시에 농경시대에 형성된 노동공동체‘두레’에 의해 행해졌던 우리 민족 고유의 문화유산이기도 합니다.


풍물의 악기는 각각 특징과 그에 따르는 고유의 역할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이나 징은 소리가 굵고 파장이 길어 마치 천둥소리와 같아 하늘의 소리라 하고, 반면 장고나 쇠는 변화와 잔가락이 많아 마치 사물이 소생하고 자라나는 대자연의 변화 같다 하여 땅의 소리라 합니다. 

그런데 하늘과 땅 사이엔 항상 인간이 있어 天. 地. 人 셋의 소리가 하나로 어울릴 때 가장 우렁차고 조화있는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실제로 쇠나 장고, 하나만을 칠 때는 매우 듣기 싫은 소음이 나지만, 이들과 사람의 함성소리가 하나로 어울릴 땐 참으로 역동적이고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소리가 납니다.


또한 풍물은 우리에게 단결의 정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혼자 풍물을 칠 때보다는 둘이 칠 때가, 둘보다는 넷이나 그 이상이 칠 때 더욱 신바람이 납니다. 또한 4~50명 이상이 풍물을 치면 우렁차고 웅장한 것이 사람의 가슴을 뛰게 만듭니다. 대규모 행사에서 풍물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것을 우리는 풍물이 갖는 집단적 신바람이라고 합니다. 많을수록 신바람이 나고 자신감이 생기는 것, 이것이야말로 단결에서 나오는 힘이지요. 게다가 우리는 풍물을 치는 과정에서 이를 직접 체험하게 됩니다. 풍물을 처음 배울 때에는 상쇠가 가락을 바꾸는 신호를 보내도 가락을 따라가지 못해 헤매다가도 함께하는 시간이 흐를수록 각자의 기술과는 상관없이 눈짓, 동작 하나만으로도 무슨 가락인지를 금방 알아채고 서로 조화를 이루게 됩니다. 즉 풍물을 잘 친다는 것은 가락을 잘 친다는 그것뿐만 아니라 서로의 단결력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단결이란 일상생활에서도 꼭 필요한 것입니다. 회사 생활을 하건, 단체생활을 하던 저 혼자만 잘나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절반이 되듯이 마음과 뜻이 맞아야 합니다. 진정한 단결이란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 또는 믿음과 의리가 굳을 때 이루어지는 겁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우리가 처한 자리를 잘 아는 것은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객관적 자리를 알고 있다고 무엇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인식과 더불어 정서로 무장했을 때 삶의 역동성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선은 일제의 식민지다.”는 객관적 사실이지만 “땅도 땅도 내 땅이다. 조선 땅도 내 땅이다.”라는 구음은 조선이 일제의 식민지라는 객관적 사실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꼭 조선 땅을 되찾고 말겠다는 의지와 정서가 흘러넘치고 있음을 알 수 느낄 수 있습니다.

진도의 다시래기라는 굿판은 상가에 가서 아주 웃기는 몸짓과 재담 등으로 상가의 분위기를 확 바꾸어서 신나게 놀게 만듭니다. 진도 다시래기는 죽음이라는 비관적 정서를 해학과 풍자로써 비장한 정서로 바꾸고 급기야는 모인 사람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낙관적인 정서로 바뀌게 하는 어마어마한 힘의 문화인 것입니다.


이렇듯 삶의 실패와 좌절도 사람만 모이면 전망과 낙관으로 바꿔버리는 힘, 이것은 오직 문화만이 할 수 있는 역할입니다. 이러한 것은 풍물이 갖고 있는 단결의 원리에 기인합니다.

우리는 풍물을 통해 단결과 통일의 정신을 배우고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믿는 인간관계를 형성하여 모두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단결의 신바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풍물과 악기에 대해 알아봅시다.


1. 풍물의 지역적 분류

금강을 기준으로 경기, 충청지방을 웃다리가락, 호남지방을 아랫다리(호남에도,호남좌도)라고 합니다.

영남농악은 경상남도의 통영, 삼천포, 진주 지방이 가장 성하다. 농악의 가락 변화는 그리 많지 않다. 영남농악에서는 진법놀이와 잔가락으로 몰아가기가 유명합니다.

구분

지역

특징

주요 가락

경기·충청

농악

경기, 충청 북부, 영서 지방

쇠가락 구분이 명확함.

꽹과리잽이는 부포 상모를 쓰고, 그 외에는 채 상모를 착용함.

길군악 칠채, 쩍쩍이,

마당 일채

호남

농악

우도(김제, 정읍, 부안, 익산,

고창, 해남, 나주, 광주,

보성, 화순)

쇠가락의 기교에 치중함. 

꽹과리잽이를 제외하고는 고깔을 착용함.

오채질굿, 외마치질굿,

느린 삼채, 세산조시,

풍류굿, 호호굿

호남

농악좌도(임실, 남원, 곡성,

전주, 구례)

쇠가락이 빠르고 기교가 발달하였음.

꽹과리잽이는 부포 상모를 그 외에는 채 상모를 착용함.

굿거리(풍류굿), 휘모리,

채굿, 질굿, 짝드름,

호호굿

영남

농악

남도(부산, 진주, 삼천포)

빠른 쇠가락의 기교와 곡예적 기교가 발달하였음.

홑다드래기, 겹다드래기,

삼채다드래기, 잔다드래기, 덧뵈기, 길군악

영남

농악북도(안동, 영주, 대구,

청도, 김천)

쇠가락의 변주가 단순하고, 진법놀이가 발달하였음.

살풀이, 자진마치, 덩덕궁이, 부정굿, 조름쇠, 길군악


2. 풍물 악기

① 쇠

쇠의 별칭으로는 광쇠, 꽝쇠, 꽹과리, 소금, 동고, 쟁 등이 있습니다. 쇠는 놋쇠로 만들며 음색에 따라 숫쇠, 암쇠로 나뉘는데 전자는 음색이 야물고 높습니다. 그래서 상쇠가 치며, 후자는 소리가 유하고 얇습니다. 이는 부쇠가 칩니다. 풍물 중 쇠의 역할은 선도적으로 실천을 이끄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앙칼진 소리로 번개에 비유합니다.


② 징

풍물의 중심으로 기둥 역할을 합니다. 놋쇠로 만들며 원음은 정입니다. 단순함으로 보아서 쇠보다 먼저 사용된 제기(祭器)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른 악기와 달리 징은 조금만 틀려도 풍물 전체가 흔들리게 됩니다. 악기 중 소리가 가장 멀리 전달된다고 하며, 징의 울림은 속에서 12번 울려서 나간다고도 말합니다. 천둥에 비유합니다.


③ 장고

가장 여성적인 악기로 양손을 사용하기 때문에 많은 변화를 낼 수 있습니다. 궁편은 흰 말가죽이나 소가죽을 사용하며 가죽이 두껍고 낮은 소리를 냅니다. 채편은 보통 말가죽을 사용하며 얇고 높은 소리를 냅니다. 장고 가죽으로 좋은 것은 개가죽인데 소리가 크고 가죽이 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전체 풍물의 조화를 이루면서 다양한 가락의 변화를 주어 풍물을 푸짐하게 합니다. 소나기에 비유합니다.


④ 북

인류역사상 가장 오래된 악기입니다. 북은 원 박자를 내는 박자 악기입니다. 풍물의 속도와 진행 방향을 제시하며 선동성이 강하고 계속된 원박은 사람의 가슴을 뛰게 합니다. 구름에 비유합니다.

 

3. 풍물의 기원

풍물의 기원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역사 기록에서 보면 삼국시대 이전‘영고’ 등의 축제에 이미 북이나 쇠를 사용하였다고 되어 있습니다. 또 박물관에 가면 고려시대 청자기로 만든 장고를 볼 수 있고, 무당의 굿에 장고나 북을 사용하였음이 기록에 나와 있습니다. 또 조선시대 김홍도의 무당이 춤을 추는 그림에도 여러 악기 중에 풍물이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사용하던 풍물 악기의 모양이나 크기, 치는 방식, 연희형태가 지금과 같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어쨌든 풍물의 기원은 원시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것이고 노동의 리듬, 즉 생산활동의 리듬으로부터 풍물이 태어났을 겁니다. 그리고 오랜 역사 속에서 생성된 고유한 정서와 생산도구의 발달은 풍물 악기의 구성이나 형태, 장단을 변화시켰을 것입니다. 생산의 담당자로서 민중들 역시 자신들의 세계관과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을 자기 삶 속에서 만들고 발전시켜 온 것입니다. 이렇게 풍물은 민중들의 삶의 애환과 투쟁을 진솔하게 담은‘민중 창작’의 전형으로 발전한 것입니다. 비록 예술적으로 세련되지는 못했지만, 그 안에는 압박과 서러우면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온 민중들의 세계관, 한(恨)과 희망, 비판의식, 건강한 생명력이 숨을 쉬고 있는 자랑스러운 우리 민족의 유산입니다.


풍물이 발생한 몇 가지 설을 정리해 봅시다.

① 풍물은 노동과정에서 노동 생산성을 향상하게 시키기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노동과정에 리듬을 주면 고된 노동을 이겨내고 공동노동의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노동 생산력이 낮은 농경사회에서 더 많은 생산물을 얻기 위해서는 공동노동을 통한 생산성의 향상은 필수였고, 공동노동을 통일적, 효율적으로 해 나가기 위해서는 풍물과 같이 전체의 동작을 하나의 몸짓으로 엮어내는 기능이 필요하였습니다. ☞ 모내기, 풍장 굿

② 생산력과 과학기술이 덜 발달한 시대에서, 자연은 인간의 삶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홍수, 가뭄 등은 열심히 지은 1년 농사를 말하게 합니다. 이따금 닥치는 전염병은 마을 전체를 몰살시키기도 합니다. 자연은 인간에게 고마움의 대상, 풍요의 상징이기도 했지만 삶을 좌우하는 두렵고 경이로운 존재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자연과 인간 사이의 갈등은 “천재지변을 막고, 좋은 곡식을 거둘 수 있게 해줍사”, “대풍을 들게 해줍사”하는 자연에 대한 기원행위로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풍년을 기원하는 종교적,제의적 측면도 풍물의 기원이 됩니다.

③ 왕조사회는 날 때부터 신분이 정해져 있는 불평등한 사회였습니다. 1년 내 내 고생하며 농사지은 수확물을 빼앗아 가는 양반과 귀족에 대해 일한 만큼의 정당한 대가를 보장받기 위한 농민들의 염원은 풍물굿으로도 표현했습니다. “잡귀 잡신은 물알로, 만복은 백성에게”라는 구음은 신분차별을 없애고 평등한 사회를 이루려는 농민들의 염원과 남의 땅을 침입해 오는 외적(잡귀, 잡신)을 막아내어 삶의 터전을 지켜내려는 민족적 염원을 담고 있습니다. 풍물은 이러한 민중들의 투쟁현장에서 전투성과 단결력, 집단적 결집력을 높이는데 커다란 기여를 하였습니다. 이러한 군사적 기원은 지금도 풍물굿중 “군악”이나 판굿을 짤 때 등장하는 진풀이 등으로 남아있습니다.  ☞ 마을 입구에 있는 성황당이나 당산나무에 하나씩 쌓아둔 돌더미는 유사시엔 마을을 지키기 위한 무기로 사용했습니다.

풍물은 노동과 일의 통일, 자연에 대한 제사, 외적과 지배층에 대한 항거에서 발생, 발전하였고, 현재 우리가 풍물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이러한 조상들의 염원과 바램들을 현대적으로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는 가장 큰 과제이기도 합니다. 


4. 풍물의 여러 이름

가) 종합적 의미로서의 풍물 개념

① 두레

공동 노동조직인‘두레’에서 집단노동을 할 때 작업 능률을 올리기 위해 행한 공동체 놀이였다는 의미에서 풍물을 ‘두레’라고 합니다.


② 굿

원래 의미는 ‘모인다. ’공동체의 일을 두레원 모두가 모여 함께 의논, 해결하고 공동의 바램을 함께 기원하면서 집단의 신바람을 고양한다는 뜻입니다. 지금“무당이 하는 것”으로만 한정시키는 것은 굿이 갖는 의미를 축소한 것입니다. 


③ 매굿,매구(마당밟기)

이는“잡귀 잡신은 땅에 묻고 밟는다”라는 뜻입니다. 정월대보름에 풍물을 치면서 복福을 빌어주던 것을 지방에 따라 매국, 매구라 합니다. 


④ 만두레 풍장굿

모내기 중 마지막 김매기를 만두레하고 하는데, 이 만두레가 끝나는 날 농사가 제일 잘 된 집의 머슴을 소등에 태워 위로하며 놀던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풍장이 열리면 그해 농사일을 가장 잘한 ‘상머슴을 뽑습니다. 상머슴은 풍장패를 조직하고 영기, 농기, 장화 등을 꾸려 논으로 가 만두레를 합니다. 풍장패와 장화는 논두렁에서 굿을 하며 춤을 추고, 일꾼들은 만두레를 하며 어우름소리, 진소리, 어리씨구나, 어화둘레 등의 논메기 소리를 합니다. 그리고 나서 만두레가 끝나면 상머슴은 소에 타고 논 주인은 지게에 태우고 앞에 농기, 영기, 무동을 앞세우고 칠채를 치며 마을로 돌아와 다 같이 닭죽을 쑤어 나눠먹고 밤을 세워 판굿을 치며 놀았습니다.  


⑤ 걸립, 걸궁굿

마을의 큰 잔치나 행사가 올 때 지신밟기를 하거나 다른 마을로 원정을 가기도 하며, 마을의 공동비용을 각출하기 위해 치는 굿을 말합니다. 


나) 왜곡된 의미로서의 풍물 개념


① 농악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는 용어. 그러나 풍물의 주최를 단순히 농민으로만 국한해 풍물의 집단성과 민중성, 그리고 민족 모두의 유산이라는 의미를 축소하고 있습니다. 지배층이 즐기는 음악은 ‘정악’이라고 하고 백성들이 하는 음악은 ‘속악’(속된 음악), ‘농악’(농사꾼이 즐기는 음악)이라고 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농악’이라는 용어가 널리 확산된 데는 현실모순을 극복해 나가려는 우리 민족의 두레 공동체를 파괴하여 식민지 지배를 유리하게 하려는 일제의 불순한 의도가 있었습니다.


② 사물놀이

풍물놀이와 달리 쇠, 장구, 북, 징 등 4가지 악기로만 구성하여 연주하는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사물놀이가 방송과 공연에 등장하면서 풍물놀이와 구분없이 이 말이 널리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사물놀이는 연주를 중심으로 하다보니 풍물이 단순히 보는 것으로 전락하면서 대상화되고 우리 생활로부터 멀어지는 등 역사적인 풍물 정신과 신명을 제외해 박제화시킨다는 우려를 낳기도 합니다. 


5. 풍물의 특징

① 보는 사람도 즉석에서 참여하여 소리도 지르고 몸으로 부대끼며 하나로 어우러지는 집단주의 문화입니다.

② 그 형식이 단순하고 생활상을 반영하는 것이기에 누구든지 할 수 있고 모든 사람이 주체가 되어 만들어 나가는 민주적인 문화입니다. 

③ 신명 나는 몸짓으로 서로의 벽을 깨고 단결력을 강화하는 적극적이고 진 취적인 문화, 현실모순을 극복하는 창조적인 문화입니다. 우리가 풍물을 배우고 익혀 우리 시대,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선 풍물에 담겨 있는 이러한 민족문화의 특징을 올바르게 계승하여 새롭게 창조해야 할 것입니다. 


 풍물의 역사

모든 민족, 국가에 역사는 어떤 형태로든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역사가 자랑할 만한 것이든, 굴욕적이든 그 나름대로 소중합니다. 또, 역사란 인간이 자연의 거칢과 봉건사회의 비인간적인 폭압을 “보다 인간다운 것”으로 바꾸는 과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올바른 역사를 안다는 것은 “인간이 주인 되기 위한 삶의 과정”을 이해하는 밑바탕이 되기에 매우 중요합니다.

풍물도 더 나은 삶을 위한 역사의 한 과정으로 창조 발전했기에 훌륭한 역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올바른 민족의식을 가지고 민족의 입장에 선 사람들과 사대주의에 물들어 민족의 정기를 갉아먹는 편이 나뉘어져 우리 민족의 찬란한 역사를 왜곡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올바른 풍물의 역사를 살펴보면 풍물에 담겨 있는“인간의 철학”을 살펴보는 계기도 될 것입니다.

풍물이 현재의 모습을 갖기 시작한 것은 ‘두레’라는 노동공동체에서부터였습니다. 두레 풍물은 힘겹고 고달픈 노동을 신명으로 풀어내는 훌륭한 문화였습니다. 풍물을 치면서 두레패들은 서로에 대한 사랑과 이해를 키웠으며 닥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지혜를 후손들에게도 전수했습니다. 

민족이 일제로부터 수탈당하는 시기에 두레패 풍물은 “의병패 풍물”이 되었습니다. 의병패 풍물은 두레를 지키기 위해 성스러운 싸움을 마친 후 다시 마을로 돌아와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다 그 폭발적인 맥이 갑오 농민군의 풍물패로 이어졌습니다. ‘앉으면 죽산 일어서면 백산’이라는 대동 투쟁의 한가운데에서 풍물패는 외세와 탐관오리의 폭압에 맞서 힘차게 투쟁한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일제는 우리 민족의 공동체를 깰 목적으로 두레와 굿을 탄압하고 없애려 한 것입니다.

“남사당패 풍물”은 두레가 깨지면서 먹고 살길이 어렵게 되자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재주를 팔아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쳤던 풍물입니다. 이들은 두레와 같이 한마을 내에서 풍물을 치며 노동의 어려움을 극복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함께 신바람을 내며 삶을 잘 꾸리기보다는 “보여주는 재주”로서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또한 이 남사당에서는 재주만을 파는 것으로는 생계가 어려웠으므로 여자를 데리고 다니며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해방이 되면서 풍물패의 맥은 외래문화에 밀려 그 영웅적 맥이 끊어졌습니다. 그러나 경제성장이라는 핑계로 몇 사람만 부를 쌓게 되자 우리 민중들은 다시 공동체의 전통을 되살리고자 하였습니다. 그것은 먼저 대학생들이 앞장선 탈춤 부흥 운동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노동자도 인간이다”라고 선언한 민주노조에서도 싹을 틔우게 됩니다. 그리고 87년 민주화 항쟁과 노동자 대 투쟁을 계기로 풍물의 맥은 폭발적으로 노동자들의 문화로 자리 잡기도 했습니다. 당시 노동자 풍물패의 숫자가 4만 명이 넘었으며, 이들은 남사당패가 아닌 의병패 풍물, 갑오 농민군의 풍물 정신을 당당히 계승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풍물의 역사를 바탕으로 형성된 풍물의 철학은 첫째, 불의에 항거하고 거침없이 살기 위한 투쟁성, 둘째, 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살려는 집단성(단결성), 셋째,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자주성 등이었습니다.

끊임없이 이어온 역사 속에서 풍물패는 언제나 맨 앞에서 사람들을 이끌어 왔고, 단결의 구심이 되었습니다.


 



진풀이란 무엇인가? 


1. 풍물은 발뒤꿈치로 치는 것이여...

풍물을 친다고 하면 대게 음악적 요소인 장단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풍물은 춤과 노래, 연극, 놀이, 음악이 모두 어우러지는 집단 연희로서 관객과 풍풀패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하나로 어우러지는 대동놀이입니다. 즉 악기를 다루는 치배는 흥겨운 가락과 발림(손동작)과 디딤(발동작) 등의 춤으로 관객의 신명을 끌어내고 뒷치배인 잡색들이 이들을 하나로 연결해 대동굿판으로 발전시키게 됩니다. 그런데 관객의 흥을 끌어올려야 할 치배들이 뻣뻣하게 굳어진 상태로 마치 강시처럼 장단을 몰아간다면 당연히 판의 신명은 깨지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옛 어르신들은

“풍물은 손끝이 아니라 발뒤꿈치로 찍어가며 온몸으로 치는 것이여...”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풍물은 장단치는 것과 함께 온몸을 움직여 신명을 내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선 발뒤꿈치를 움직여 풍물을 쳐야 제격이 됩니다.


2. 오랑캐가 물 건너 쳐들어온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은 우리 측 군사력의 강대함으로 왜적의 기세를 꺾기 위해 여러 가지 위장 전술을 사용했습니다. 왜놈의 첩자가 염탐할 때 모든 부녀자에게 손과 손을 맞잡고 원을 돌며 “강강수월래-오랑캐가 물을 건너 쳐들어 온다”라고 외치게 하였다고 합니다. 이때의 승전을 기념하기 위해 ‘강강수월래’놀이가 만들어졌습니다. 


‘진풀이’도‘강강수월래’와 마찬가지로 외적으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한 군사훈련에서 유래했습니다. 풍물를 치려면 일정한 약속과 규율을 모두가 따라야 합니다. 이런 풍물 장단에 맞추어 진을 짜던 훈련이 일상생활의 놀이로 정착된 것이지요. 이는 부패하고 무능한 조정 朝廷이 외적의 침입을 막아내지 못하자 백성들 스스로가 자신의 마을과 생산 현장을 지키기 위한 자주적 의지의 표출로서 우리는‘진풀이’를 통해 선조들의 조국애와 영웅적 기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진풀이는 모든 마을 사람(치배, 잡색, 관객)이 주인이 되어 참여하는 대동놀이로서의‘단결의 정신’과 전체의 움직임을 일사불란하게 하면서도 각 개개인의 신명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민주 집중’의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진풀이’를 통해 자주성과 대동단결, 민주 집중의 정신을 배우고 우리 시대에 맞는 규율을 정하여 새롭게 재창조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3. 진풀이 실습


가) 원진 진풀이 응용


① 원진~진풀이 기본대형. 진행 방향은 오른쪽. 원을 그리며 구성원들이 일치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어느 가락이나 가능.


② 달팽이진~전체의 힘찬 몸짓으로 원심을 향해 몰아서 견고한 모양을 만듭니다. 단결력과 투쟁의지를 모아낼 수 있습니다. 이채, 진, 오방진 등 빠른 가락으로 합니다. 


③ 방울진~한껏 고양된 분위기. 달팽이 진을 완전 감아서 만듭니다. 안쪽원과  바깥 원은 각각 따로 움직입니다. 어느 가락이나 가능.


④ 태극진~힘을 몰아가다가 중간에 돌아 나온다. 달팽이 진을 풀 때 자연스럽게 만들어집니다. 장단은 풍류나 삼채를 주로 사용.


⑤ 오방진~달팽이진을 동서남북 중앙의 5방향에서 만드는 것입니다. 판을 씻는 의미가 있습니다.


⑥ 흩음진~힘을 발산하는 모습이며 원이 그대로 커지며 흩어집니다. 


⑦ 달아치기~흩어져 있는 개인을 하나씩 묶어세우는 과정이며 새로운 싸움을 준비합니다. 장단은 여유있는 것으로 합니다. 


⑧ 좌우치기~전체가 왼쪽, 오른쪽으로 왔다갔다하는 모양으로 승리의 환호, 기쁨 등을 나타내며 삼채나 자진호호굿을 사용합니다. 


나) 두줄 진풀이 응용


① 나눔진~하나의 진을 둘로 나누는 것으로 상쇠부터 교대로 나가면서 갈라집니다. 장단은 삼채나 자진호호굿을 사용.


② 미지기~밀고 밀리는 대결의 국면을 표현합니다. 옆사람과 줄을 맞춰 일사불란 하게 움직이는게 중요.


③ 가세치기~대치상태에서 서로 얼르는 상황을 표현합니다. 서로 오른쪽 어깨를 비껴나가며 빠르게 진행합니다. 


④ 합진~나눔진의 반대. 힘을 하나로 합치는 모습입니다. 굿거리, 삼채, 오방진, 행진곡 등을 사용.


⑤ 양통백이~두패로 나뉘어져 각기 따로 행동합니다. 분위기 고양을 나타내며 삼채, 굿거리, 행진곡 등을 사용.


⑥ 반달진~늘어서는 형태입니다. 한쪽애서 고사를 하거나 중앙에서 개인놀이를 겸할 때 쓰며 무대에 적합한 모양.


다) 행진시 진풀이


① 을(乙)자진~느리게 이동하거나 진이 길 때 쓰이며 여유가 있습니다.

② 4열진~힘차게 진군하는 모습이며 빠르고 정연하게 이동할 때 사용합니다. 주로 행진곡 장단으로 합니다. 



풍물 가락보


갠 갠 갠 갠 갠 갠 갠 갠 갠갠갠갠........... 닥

장구

덩 덩 덩 덩 덩 덩 덩 덩 덩덩덩덩........... 닥

덩 덩 덩 덩 덩 덩 덩 덩 덩덩덩덩........... 닥





개개갠


장구



더더덩




더더덩




갠지

갠지

갠지

갠지

장구

쿵따





지갠

지갠 지

으갠


개갠

지갠 지

으갠

갠 지

으갠

갠 지

으갠


개갠

지갠 지

으갠

장구

덩 따

쿵따


더덩

덩 따

쿵따

장구덩 따

쿵따

덩 따

쿵따


더덩

덩 따

쿵따

(덩)


(덩)




지갠



지갠


장구

기닥

더러러


기닥

장구


기닥












갠 지

으갠

개갠

갠 지

으갠

개갠

갠 지

으갠

개갠

장구

덩 따

쿵따

더덩

덩 따

쿵따

더덩

덩 따

쿵따

더덩

더덩

더덩

더덩

더덩

더덩

더덩


갠갠


개개갠

개개갠

갠갠

개개

지으갠


갠 개개

갠 개개

갠갠

개개

장구

덩덩

따따


더더덩

더더덩

덩덩

따따

장구

기닥 다

쿠쿵 따

쿠쿵 따


덩 다다

덩 다다

덩덩

따따

덩덩



더더덩

더더덩

덩덩




덩덩




개갠


개개

개갠

장구

따다

쿵따


따쿵

쿵따

쿵따

덩더


더더

덩더



지갠 갠


지갠 갠

갠 개개

갠 개개

갠 개개

갠 개개


갠 개개

갠 개개

갠갠갠


장구

기닥 따

쿵따

쿵따


기닥 따

쿵따

쿵따

장구덩 다다

덩 다다

덩 다다

덩 다다


덩 다다

덩 다다

덩덩덩






덩덩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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