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임 조직과 운영(간부론 010)

 간부론 010. 소모임 조직과 운영


노동자는 조직되었을 때 비로소 힘을 갖게 된다.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펄펄 끓는 작업장에서도 교장의 눈치를 보며 일해야 하는 ‘월80만원짜리 아줌마’ 였다. 하지만 노조로 조직된 이후에 비로소 노동자로 인정받고 임금과 안전에 대해 발언권을 갖는 노동자로 인정 받을 수 있었다.

이렇듯 노동자에게 조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하지만 조직화 사업은 자연발생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간부 일꾼이 목적의식적으로 뛰어 다녀야 성과가 나타난다. 그리고 간부는 선천적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받고 훈련받고 육성된다. 이를 간부사업이라고도 하고, 동지사업이라고도 한다.




(1) 동지사업을 우선에 놓자

노조 간부 모두가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함께 일할 간부가 부족해서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간부가 부족한 현실을 절감했으면 간부 발굴 육성 사업에 힘을 기울여야 하지만 지금 하는 일도 많은데 간부 발굴 사업을 어떻게 하냐는 볼멘소리가 먼저 나온다. 그러면서도 사람이 없다는 말은 그대로 반복한다. 간부들이 쉽게 범하는 대표적인 오류이다.

이일 저일 하다 보면 하루해가 저물고, 한 달, 일 년이 훌쩍 가버리기 일쑤다. 사람사업은 뒷전이고 일이 우선이다. 어디에서부터 풀어야 할까?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사람이 있어야 일이 추진된다. 간부사업은 노조의 사활이 걸린 중대사이다. 새로운 간부를 육성하지 못하는 조합은 미래를 기약하기 힘들다. 간부들이 성장해야 노조가 발전한다. 아무리 내가 실력이 부족해도 간부사업은 놓치지 않아야 한다.”

조합활동을 통해 얻는 가장 소중한 자산은 얼마나 많은 동지를 얻었는가이다.
자본가는 돈을 얼마나 벌었는가로 사업 평가를 받지만, 조합 간부는 얼마나 많은 동지를 얻었는가로 활동 평가를 받는다. (동지획득, 간부육성사업의 중요성을 자각하자.) 지금까지 조합활동을 하면서 자신이 몇 사람의 동지를 얻었는가를 기준으로 자기 활동을 평가해 보자.






(2) 소모임 지도사업을 잘하자

첫째, 대상선정부터 시작하자.
우선 집행력이 좋은 일꾼이어야 한다. 집행력이 좋다는 것은 조합의 결정을 그대로 집행한다는 것을 말한다. 말은 거창한데 실천 활동이 미흡하다면 대상선정에서 재고해야 한다.

조합원들에게 신망이 있는지도 봐야 한다. 나름대로 열심히 활동하지만 뭔지 모르게 조합원과 신뢰를 형성하지 못했다면 일상적인 태도와 품성이 어떤지 그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 (품성이 좋다는 것은 소박, 겸손, 성실을 말한다.)

이러한 덕목을 다 갖춘 동지는 드물다.
그래서 소모임으로 모여 학습하고 토론하고 실천하면서 나쁜 점을 고치고 부족함을 채워나가면 된다. 소모임을 지도하는 간부도 소모임 지도를 통해 발전한다. 처음부터 잘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면서 성장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지도란 일방통행이 아니라 쌍방향의 성장이다.

둘째, 소모임 지도는 어머니가 자식 대하듯이 해야 한다.
조직은 어머니의 품과 같아야 한다. 마냥 따뜻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방향으로 갈 경우에는 매섭게 비판도 해야 한다. 동지를 사랑하는 진심을 담아 그 삶을 함께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지도의 본질은 도와주는 것이다.
구성원의 학습을 도와주고 활동상의 고민을 풀어주고 때론 잘못된 행위가 반복될 때는 따끔하게 비판하고 교정을 해주어야 한다.

(3) 소모임의 구성과 운영


첫째, 소모임 구성은 3명 이상 5명 이내가 좋다.
3명 이하면 모임의 활력이 잘 안 생기고, 5명이 넘으면 토론할 때 한마디씩만 해도 시간이 훌쩍 가버리는 경우가 많다.

소모임 운영은 조직생활의 원리와 같다. 학습, 토의, 결정, 집행, 평가등이 기본이다. 다만, 소모임에 참여한 구성원들의 정도에 따라 학습을 중심으로 활동력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두기도 한다.

둘째, 소모임은 내부의 규칙을 잘 세워야 한다.
예를 들자면, 모임의 목적, 모임횟수, 시간 규율, 결정된 사항에 대한 집행규율 등을 들 수 있다.

모임은 정규적이어야 한다. 간부 모임은 주간 단위를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초기 소모임의 경우, 주간 단위 모임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격주 단위로 하거나 10일 단위로 해서 한 달 2~3회 모임을 갖는 것이 좋다.

매달 1회 주기 모임은 긴장성도 떨어지고 오랜만에 만나 어떻게 살아왔는지 이야기하다가 모임이 종료되기도 하고 일정 지키기도 쉽지 않다.

셋째 소모임 학습은 실속있게 하자.
학습은 양이 많다고 질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초보 간부에게 한 번에 50~100페이지 정도를 발제하라고 하면 기가 죽어 얼마 못 가 그만두기 쉽다. 대상의 수준에 맞게 학습량을 정하되 초기에는 20페이지를 넘기지 않은 것이 좋다.


넷째 실천과 결부한 소모임 활동을 하자
학습토론은 실천과 결부해서 하는 게 좋다. 실천과 동떨어진 학습을 위한 학습, 모임을 위한 모임이 되면, 조합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착각만 심어줄 수도 있다.

소모임의 실천은 주로 조합 결정사항을 보완하고 이를 잘 집행하기 위한 것이 기본이다. 조합에서 총력투쟁 일정을 잡았다면, 소모임의 구성원들은 어떻게 자신의 현장에서 조합원과 사업을 잘할 수 있을지 토론하고 집행하면 된다.

소모임에서는 생활지도도 해야 한다. 구성원의 인생사 고민을 함께 나누고 풀어나가는 일도 대단히 중요하다. 가정사나 동료 관계 등 마음 편히 이야기를 나누고 해결 방안을 함께 찾는 일도 소모임의 역할이다.



다섯째, 지도하는 간부부터 끊임없이 혁신하자.
소모임의 지도간부가 된다는 것은 나부터 혁신하는 간부가 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소모임을 지도하는 간부가 낡은 사상 경향과 수동적 사업 태도를 버리지 않고 지도하려 들면 구성원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다.
자기 혁신 없이 공자왈 맹자왈 하는 모습이 동지들에게 좋게 비춰질까? 모임 날짜를 잊어버리거나 수시로 모임을 연기하자고 하면 그 모임이 제대로 굴러갈까? 투쟁과 실천에 나오지 않으면서 투쟁을 말하는 간부를 동지들은 뭐라고 할까?
노조 간부는 언제나 자신의 모습과 활동을 엄격하게 점검하고 혁신에 앞장서야 한다. 관성에 젖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해 나가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학습과 성실한 조직생활을 통해 계속 단련되어야 하며,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 2022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간부교육자료 中 발췌 수정/재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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