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 넘어서고 싶다면 ‘필독’…강준만 교수가 추천하는 7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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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 넘어서고 싶다면 ‘필독’…강준만 교수가 추천하는 7권의 책

박수진 기자

등록 2015-07-08 16:40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최근 인터뷰한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에게 7권의 책을 추천받았다.”

<딴지일보> 김창규 기자가 8일 자신의 블로그(http://kimchangkyu.tistory.com/1512)에 올린 글이다. 김 기자는 “강준만 교수가 이 책들을 추천하는 메시지는 ‘증오’를 넘어선 ‘타협과 화합’의 정서 함양”이라면서 “국내 저자의 책은 독자들이 일단 필자의 이념과 당파성을 살펴 메시지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일부러 외국 필자들의 책으로 했음을 이해 바란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한겨레 오피니언 필자이기도 한 강 교수가 추천한 7권의 책을 소개한다.
 

1. 급진주의자를 위한 규칙: 현실적 급진주의자를 위한 실천적 입문서
사울D. 알린스키 지음, 박순성·박지우 옮김/아르케 (2008)
 
급진주의자를 위한 규칙
이 책에서 제시하는 “현실적 급진주의자를 위한 실천적 규칙”은 시민운동가들이 현실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가져야 할 실천적 지혜를 담고 있다. 이 지혜는 시민운동의 조직론이자 행동론이지만, 시민운동 활동가들의 인생론이기도 하다.
저자인 사울 알린스키는 1930년대 대공황으로 많은 사람이 하루아침에 절망의 늪에서 헤매게 되었을 때, 지역사회 조직가들을 전문적으로 양성하고 가난한 지역사회를 조직하는데 전념했다. 알린스키는 사회규범과 법질서라는 체계 안에서 사람들이 자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사회개혁이며 개혁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신념을 역설했다.

최근 정의당 당대표 선거에 입후보한 조성주 정치발전소 공동대표가 사울 알린스키의 1971년 저작 <급진주의자를 위한 규칙> 읽기·토론 모임에서 강의한 내용을 정리해 <알린스키, 변화의 정치학>으로 묶으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 관련기사 : [길을 찾아서] ‘조직과 선동의 교과서’ 알린스키와 만나 / 오재식
▶ 관련기사 : 정의당 조성주가 읽은 알린스키


2. 승자독식사회 (이긴 자가 전부 가지는 사회 개정판)
로버트 프랭크 & 필립 쿡 지음, 권영경, 김양미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08)

 
승자독식사회
승리한 1등이 모든 부를 독차지하는 현대사회. 이런 불합리한 시스템은 왜 작동하고 어떻게 유지될까? 이 책은 99% 부를 차지한 1% 승자들의 비밀을 살피고 무한경쟁의 본질을 파헤친다. 또 누구도 원하지 않는 ‘승자독식사회‘가 점점 강화되는 이유를 찾아보고, 이 제로섬 게임을 멈출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극소수의 1등에게만 왜 모든 것이 주어지게 된 것인지, 세계시장의 정점에 선 이들이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부와 권력을 어떻게 거머쥐게 되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망 없는 의자 뺏기 싸움에 모두가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분석한다. 또 불합리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게 됐는지, 개인들의 합리적인 판단이 어떻게 사회 전체에 파멸적인 결과를 낳는지, 고도자본주의가 초래한 ’부익부 빈익빈‘ 문제 등을 면밀히 짚어본다. 이를 통해 현대사회가 무한경쟁만을 향해 숨가쁘게 달려가는 이유와 원인을 해부했다.



3. 바른 마음: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웅진지식하우스 (2014)
 
바른 마음
“도덕 공동체 내에서 누가 공동체를 떠받치는 신성한 기둥을 훼손하기라도 하면, 사람들은 다 같이 감정적으로 득달같이 일어나 어떻게든 그를 벌하려고 한다.” 정치는 도덕을 어떻게 이용하는가 (278쪽)
그동안 윤리와 정의를 다룬 책들이 도덕적 딜레마의 상황에서 ‘왜 그렇게 하면 안 되는가’에 초점을 맞추었던 것에 반해, 저자는 ‘우리는 왜 이렇게 행동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밝힌다. 이 책은 그동안 개인의 윤리 혹은 착한 성격으로 좁게 이해되던 ‘도덕’이 집단적인 힘과 리더십의 문제, 개인의 행복이나 취향의 차원에서도 어떤 신념이나 이념보다 더 강력한 요인이라고 밝힌다.
예컨대, 왜 어떤 정치 세력은 새로운 것으로 환영받고 어떤 세력은 낡은 것이라고 외면받는지, 왜 보수주의자들에게 도덕성이 더 유리한지, 이익 추구의 정점에 있는 기업에서 왜 기업 윤리에 그토록 신경 쓰는지 등 인간의 깊은 내면에 숨어 있는 ‘바른 마음’을 새롭게 해석한다. 수천 년을 지배해온 도덕 프레임을 전복하는 시도다.
▶ 관련기사 : 바른 마음’ 저자 조너선 하이트 인터뷰 “진보와 보수, 상대방 악마화해선 안 돼”
▶ 관련영상 :『바른 마음』의 저자 조너선 하이트의 강연 영상


4. 본능의 경제학 : 본능 속에 숨겨진 인간행동과 경제학의 비밀
비키 쿤켈 지음, 박혜원 옮김/사이 (2009)
 
본능의 경제학
우리는 이성이 믿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반응하면서 무의식적 선택을 하고 있다. 바로 그 기저에 <본능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는 요인 8가지를 다룬다. 그 요인으로는 △미운오리새끼에게는 마음을 놓는 ‘관대함’ △지지자들을 끌어당기는, 절대 꺾이지 않는 자신만의 ‘신성한 소’ △노련하게 적을 만드는, 쉽게 고집을 꺾지 않는 ‘수탕나귀 기질’ △우리의 본능을 편안하게 만드는 ‘인간의 보편성’ △내가 지금, 그 현장에 있다고 느끼게끔 만드는 ‘심리적 현장감’ △마약과도 같은 쾌감 반응을 일으키는 ‘언어’ △우리 몸을 조율하는 좋은 진동을 내는 ‘소리’ △본능의 고정관념을 만족시켜 주는 ‘외모’다.
저자는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는 이런 요인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이 사회화나 학습에 의한 것이 아니라 본능적이고 선천적이라 예측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래서 긍정적이고 우리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사람들의 본능을 자극해야 한다고 말한다.


5. 우리는 어쩌다 적이 되었을까?
로버트 스턴버그& 카린 스턴버그 지음, 김정희 옮김/21세기 북스(2010)
 
우리는 어쩌다 적이 되었을까
증오란 무엇일까?
증오를 녹이는 데 마법 같은 치료제는 없다. 증오의 원인과 결과를 직시하는 것이 먼저라는 건 공통된 의견이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증오, 증오의 대상인 가해자, 그리고 증오의 결과에 대해 책임감을 갖는 것이다. 우리가 증오의 결과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 우리는 증오에 맞서 그것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 <우리는 어쩌다 적이 되었을까>의 저자 로버트 스턴버그는 이렇게 적었다.
증오심은 그 자체만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고 증오심이 생겨난 복잡한 맥락 안에서만 설명이 가능하다. 이 책은 ‘증오’라는 감정의 본질을 파헤치고 있다. 증오에 관한 이론은 로버트 스턴버그의 사랑 이론에서 출발한다. 이를 통해 사랑과 증오의 관계, 사랑이 그토록 쉽게 증오로 변질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본다.
또 국가, 인종, 적대적인 종파, 개인들 간에서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증오의 유형사례로 시작해 증오의 다양한 정의를 면밀하게 검토한 뒤, 대안이 될 만한 정의를 제시하고 증오를 다루는 몇 가지 이론을 다뤘다.
▶ 관련기사 : 혐오에 찬 너의 말, 그게 인종주의다 


6. 우리는 왜 극단에 끌리는가
캐스 R. 선스타인 지음, 이정인 옮김/프리뷰(2011)
 
우리는 왜 극단에 끌리는가
이 책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한데 모여 폐쇄적인 의견을 나누면 더 극단적인 입장으로 빠져든다고 경고한다. 이러한 현상은 종교단체, 기업, 투자클럽, 국가지도자 등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목격된다. 예컨대 언론과 온라인 커뮤니티, 법정 등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극단주의를 키운다.
그렇다면, 극단주의를 이기는 힘은 무엇일까? 저자는 다양성과 표현의 자유로 무장한 민주적인 문화라고 밝혔다. 또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시스템, 다양성, 견제와 균형이 극단화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극단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이들의 생각에 문제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에 의해 제지를 받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와 기업 모두 내부의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질 때 성공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7. 넛지: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지음, 안진환 옮김/리더스북 (2009)
 
넛지
책의 제목이기도 한 ‘넛지(nudge)’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행동경제학을 널리 알린 경제학자와 법률정책자인 두 저자는 똑똑한 선택을 유도하는 선택설계의 힘을 ’넛지‘라 부르며 새롭게 정의했다. 책에서는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을 뜻한다. 옆 사람을 팔꿈치로 툭 치면서 어떤 행동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개인투자에서부터 △자녀교육 △식생활 △신념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살면서 수없이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부적절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들은 인간이 실수를 반복하는 이유가 갖가지 편견 때문이라고 했다. 책은 사람들이 체계적으로 틀리는 방식을 연구해 현명한 선택을 이끌어 내는 방법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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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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